[리뷰] 이 재미를 당신도 알았으면-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.17
덕후의 역사는 길다. 유치원도 가기 전부터 나는 문방구 한쪽에 붙어있는 스티커에 눈을 때지 못하는 아이였다. 그리고 너무 귀여워서 갖고 싶었던 것일지라도, 아까운 나머지 사서는 정작 한 번도 어딘가에도 스티커를 붙이지는 못했다. 그때부터 나는 귀여운 것에 감탄하고 그것을 단지 간직하는 것에서 오는 쾌락을 알았던 것이다.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고부터는 문구류에 대한 왜곡된 집착이 강화됐다. 확언하건대, 나는 고등학생 때 매일 월드콘을 사 먹은 것 외에 모든 용돈과 세뱃돈을 문구류에 올인했었다. 시작은 학교 앞 문방구였지만, 나는 이내 대형 서점의 고급 문구류에도 눈을 떴고 학기 초에는 동대문 문구/완구 거리를 누비며 동네에서는 구할 수 없는 각종 노트와 필기류를 섭렵해 갔다. 예쁘게 하는 것에 대한 욕망은 ..
전시
2024. 7. 9. 09:39